이번주는 수많은 중앙은행들이 금리결정을 발표하는 주간인 만큼, ‘중앙은행 수퍼 위크’라는 별칭을 지닌 한 주가 되겠습니다. 시장에서는 영국은행이 금리를 50bp 혹은 75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록 영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존 예측치인 10.2%보다 낮은 9.9%로 하락하기는 했으나, 영국은행은 미국 연준의 75bp 금리인상 발표로 인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영국은행이 파운드화 환율 방어를 위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세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주에 진행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발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단 투자자들은 영국의 인플레이션 추세에 대해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영국의 2023년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15%까지도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는 와중에, 여러 투자은행들은 영국 인플레이션율이 오히려 그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으로 높은 영국 인플레이션의 핵심 배경으로는 유럽의 현재진행형 에너지 위기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영국의 기록적인 고인플레이션 수치를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는 최근 진행된 영국의 금리인상은 원래 으레 인상되었어야 할 만큼의 수치에 못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영국은행의 금리인상 수치는 미 연준의 수치보다 낮은 상황이며, 이는 GBP/USD 통화쌍에 지속적인 압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파운드화는 전반적으로 하방추세를 보였으나, 하방추세가 다시금 재개되기 전까지는 반등의 신호도 존재했습니다. 영국의 경제성장 약세는 파운드화에 압박을 초래했고, 영국 2분기 GDP가 0.1% 감소함에 따라 영국에 경기침체 공포가 드리웠습니다. 영국의 제조업 아웃풋과 신규주문량은 지난 2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역대급으로 낮은 금리 상황 속에서도 영국은행은 높은 경기침체 리스크로 인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감행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입니다.
영국과는 달리, 미국 및 여타 유럽 국가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결단력이 굳건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0.75% 인상해 기준금리를 1.25%로 조정했으며, 이는 최근 11년을 통틀어 가장 공격적인 긴축조치입니다. 미 연준 또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수 차례에 걸쳐 금리를 0.75%씩 인상한 바 있습니다. 미 연준은 지난 수요일자로 금리를 또다시 0.75%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만약 영국은행이 금리인상을 감행할 용기나 결단력이 없고,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미 연준만큼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감행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될지 예측해봅시다. 이 경우 파운드화의 하락세는 훨씬 더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만약 영국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금리를 50bp만큼만 인상하며 비둘기파적인 시그널을 보인다면, 이는 파운드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금리인상의 선두주자인 미국달러는 최근들어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영국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추가로 진행되고, 부정적인 세계경제 전망이 지속될 경우에는 안전통화 역할을 하는 미국달러의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겠습니다. 더욱이 미 연준의 현재 입장 및 관점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명료한 증거가 관찰되지 않는 이상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둔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미국달러는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과 더불어 펀더멘탈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영국의 신임 행정부는 영국 주민들의 생계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금요일에 ‘미니 예산안(mini-budget)’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낙관론을 보이는 이들은 몇 없는 상황인데, 이유인즉 이번 ‘미니 예산안’만으로는 최근 영국의 금리인상 결정이 파운드화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