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시장에서 손꼽아 기다리던 유로존 CPI 연간환산치 최촛값이 8월 31일자로 발표되었습니다. 이 데이터의 이전 수치는 8.9%였으며, 최근값은 9.1%였습니다. 이는 기존 예측치인 9%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기존의 근원 CPI 값은 0.1%였으며, 이번에 발표된 값은 0.5%로 나타나 이 또한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습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8월에도 지속 상승했지만,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과연 정점을 찍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유럽의 에너지 및 전력 가격 급등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로지역의 인플레이션은 신고점을 달성할 리스크에 처했습니다.
8월에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고점을 유지했고, 이는 다음달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증가시켰습니다. ECB 관료인 마틴스 카작스(Martins Kazaks)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유럽 당국이 2022년 9월 8일에 50bp 금리인상을 논의하거나, 혹은 50bp를 하방선으로 두고 75bp 인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회 위원들은 다수가 75bp 금리인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유로존의 높은 금리인상은 유로화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으나, 경제 하방추세 및 침체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인해 유로화 상승의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8월 초 이래로 유로화는 비교적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며,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다수의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유로 지역의 경제 전망을 낙관적이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은 심각한 천연가스 공급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유로지역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유로화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유로존 경제는 이미 시련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로존 8월 종합 PMI 최초 수치는 49.2로 나타나 18개월치 저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기존 예측치인 49보다는 높았으나 지난번 수치인 49.9보다는 낮은 값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조업 산업 및 서비스 PMI 최촛값은 둘 다 새로이 신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유로존 경제에는 전반적으로 둔화 신호가 존재하지만, 이같은 경제수축이 보다 깊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Gazprom)에 보이는 에너지 의존도를 고려했을 때, “가스공급 차질” 사태로 초래된 패닉 현상은 올 겨울 기간 동안 유럽시장에 계속해서 퍼져나갈 수 있겠습니다. 만약 유로화 금리가 급격히 인상된다고 한들 유로화의 방향성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더욱이, EUR/USD 추세는 이와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지난번 달러 대비 유로화의 반등은 매우 단기적이고 규모가 작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EUR/USD 상승세와 하락세 사이의 줄다리기에서는 아직도 하락세가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경제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보였던 만큼, 많은 이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만약 인플레이션이 추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연준이 올해 말에는 금리인상을 둔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이른 시일 내에 현실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지속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 속에서 미국달러는 계속해서 고점에서 거래될 것이라 예측해볼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결정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유로화에 추가 압박을 가져다줄 수 있겠습니다. 만약 ECB의 금리인상세가 9월 연준 금리인상세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에는 유로화에 단기적 상승세가 찾아올 수 있겠으나, 그 정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입니다. 한편, 만약 유럽의 에너지 가격 상승 현상이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면 달러 대비 유로화의 하락은 미래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르웨이는 최근 증산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2030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르웨이는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의 25% 가량을 책임지고 있으며, 일부 유럽 관료들은 유럽의 전력비용 측정 기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소비자들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하여 캐나다와 독일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캐나다에서 독일로 공급하는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유럽이 가을부터 난방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유럽은 에너지를 비축해둘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