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크루드오일 가격은 수익권과 손실권 사이를 반복하며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주 동안 WTI유는 17% 가까이 상승해 주봉차트 신고점인 $93.25선을 달성하며 9월 중순 이래 처음으로 $90선을 돌파했습니다. 동시에, 브렌트유는 11% 가량 상승하며 2022년 2월에 러-우 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래로 가장 높은 유가 주봉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9월 말에 날카로운 유가 반등세가 시작되기 전까지, 글로벌 크루드오일 가격은 6월 이래로 4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지속적인 하방압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이처럼 갑작스러운 유가 급등을 초래했고, 이같은 변동성 추세는 과연 앞으로도 지속될까요?
우선, 크루드오일 가격 급등 현상의 주요 원인은 공급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들어 OPEC+ 국가들은 일간 200만 배럴만큼 감산을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11월과 12월에 새로운 공급 목표치를 설정했습니다. 이는 세계경제 수요 약세 속에서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행동으로, 2020년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감산 조치입니다. 이는 국제유가에 날카로운 상승랠리를 촉발했으며, 크루드오일 가격을 높게 유지하려는 OPEC+ 국가들의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펀더멘탈적 차원에서 미래의 유가를 살펴보면, 크루드오일 시장에는 상승장이 지배적이며 추후에도 유가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남아 있습니다. JP모간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은 4분기에 원유 공급부족 상황을 계속 겪을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보다 많은 비축유 공급량으로 인한 가격 하락 효과는 UAE와 쿠웨이트의 감산조치로 인해 상쇄가 되어버릴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JP모간은 브렌트유 가격이 이번 분기에 배럴당 $100선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크루드오일 및 정제오일 재고량은 감소했습니다. 비록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적절히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러시아는 앞으로도 감산을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유가는 여전히 상승 모멘텀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최근들어 더욱 심각해졌고 이 또한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비록 유가가 이미 어느 정도 지속적인 상방추세를 타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가의 하방압력 또한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지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는 화요일자로 상승장의 마침표를 찍었고, 이는 시장수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국제유가가 오름에 따라 미국의 인플레이션 미래 전망치는 또다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비농업고용지수(NFP) 최근치 데이터가 예상보다 준수한 수치를 보임에 따라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세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달러는 최근들어 지속 상승을 했으며, 그간 등락을 거듭하던 미국 달러 인덱스는 7일치 고점으로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지정학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리스크 회피현상이 강해짐에 따라 유럽 및 미국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안전통화 역할을 하는 미국달러의 상승랠리는 힘을 얻었습니다. 반면, 강달러 현상은 원자재 가격에 상당한 가격압박을 주었으며, 크루드오일을 비롯한 원자재는 매수세가 강해졌습니다.
[크루드오일 가격 차트 (거래단위: USD)]
단기적으로 살펴보면, 크루드오일 가격은 올해 마지막 몇 개월간 여전히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예측세로 인해서 유가 하락 리스크도 커진 상황입니다. 또한, 원유수요가 피크를 찍는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공급긴축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유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상승세와 하락세 사이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크루드오일 투자자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하겠습니다. 만약 경제 데이터가 지속 약세를 보이고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예측이 강화된다면, 국제유가는 추가로 하락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