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앞서 2022년 7월 14일에 20년치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주에 또다시 미국달러 대비 20년치 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2번째 20년치 저점 기록의 이유로는 미국달러의 강세, 그리고 유로존 경제가 직면한 수많은 난관들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록 최신본은 아직까지 ECB가 매파인지 비둘기파인지에 대한 명료한 관점을 밝히지 않았으며, 시장에서는 차후 ECB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50bp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에 앞서 제롬 파월 연준위 의장은 매파적인 기조를 나타냈고, 이는 미국이 9월에 75bp 금리인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측을 강화시켰습니다.
이번주에 유로지역에서는 독일 8월 CPI 리포트 사전수치(화요일 발표), 유로지역 8월 인플레이션 리포트(수요일 발표), 유로지역 7월 PPI(금요일 발표)를 비롯한 인플레이션 리포트 최신본 발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같은 수치들은 차후 9월 ECB 회의에서 유로화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7월 데이터에 따르면 독일 CPI는 전년대비 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존 컨센서스 예측치인 8.1% 및 직전달 수치인 8.3%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이번 7월 데이터는 기존 6월의 데이터가 그저 단기적 진정세에 불과했다는 점, 그리고 “유럽 경제 동력”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아직 완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이 통화긴축정책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유로존
비록 최근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율의 기록적인 고점으로부터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변곡점에 다다르거나 정점을 찍었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유인즉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가스, 크루드오일 공급부족현상 속에서 에너지 수요가 폭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EU가 내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전면금지 조치는 12월부터 효력을 발하게 되지만, 아직까지 EU는 에너지 공급을 대체할 국가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U의 목표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지만, 이는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입니다. 이 목표가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에너지 공급 부족 현상과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급등이 어우러지면 에너지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고, 이는 가계 생계비용 급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반면, 이번주에 발표될 최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유로존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율이 예상대로 8월에 진정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ECB 입장에서는 보다 큰 금리인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겠습니다. 한편, 수많은 투자자들이 최신 인플레이션 리포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큼이나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또한 이번주에 발표될 중요한 데이터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위가 9월에 금리인상을 어느 정도로 진행할지를 예측할 때 이같은 수치를 활용하곤 합니다. 만약 미국 고용시장이 연준위의 75bp 금리인상을 버텨줄 만큼 튼튼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미국달러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세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유로화는 상당한 하방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EUR/USD는 여전히 1.0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습니다. 이 환율 수준에 실질적인 변화가 찾아오지 못한다면, EUR/USD 환율의 하방압박 상황을 바꾸어 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즉, EUR/USD 통화쌍은 심지어 0.99 혹은 0.98선까지도 재시험하게 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미국달러도 109선 위의 저항선에 부딪히게 된다면, 유로화는 숨고르기를 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되겠습니다. 만약 EUR/USD 통화쌍이 1.0선을 회복한다면, 추후에는 50일 이동평균선 교차점이자 피보나치 되돌림선인 1.0235선까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