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EUR/GBP 환율 반등세는 더딘 모습을 보였으나, 어느덧 영국 총리 사퇴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트러스 총리는 취임 불과 45일만에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만약 영국의 경제적·정치적 불확실성이 끝난다면 파운드화는 힘을 얻게 될 수 있겠습니다.
EUR/GBP 일봉 차트
엘리자베스 트러스 총리가 ‘(총리로서) 맡은 소임을 다할 수 없다’는 발언과 함께 사임한 뒤, 영국 보수당은 새로운 총리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번 역대급 사임으로 인해 트러스 총리는 ‘역대 가장 짧은 임기를 수행한 총리’가 되었으며, 영국사회에서는 총리는 국민투표를 통해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트러스 총리가 사임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 총리로서의 임기는 1주일이 더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법에 따르면 영국 수시 국민투표는 하원의원 정족수의 2/3 이상이 찬성을 해야지만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한편, 정부가 불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뒤 하원의원이 추후 14일 동안 후임자를 지목하는 데 실패할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국민투표가 가능합니다. 현재 보수당 하원의원 중 9명이 신임 총리 후보로 나온 상황이며, 보리스 존슨 전임 총리가 깜짝 복귀를 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현재 유로화 혹은 파운드화에 관한 추가 경제 데이터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발표될 예정은 없으며, 투자자들은 영국의 정치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 리더들은 최근 몇 주간 영국에서 이어진 “정치판 서커스”를 끝내 달라고 요구했으며, 곧 머지않아 파운드화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게 될 수 있겠습니다.
산업계 리더들은 영국에 대한 투자 움직임을 정체시킨 최근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 대해 만장일치로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토니 댄커(Tony Danker) CBI 사무총장은 투자를 고민중인 기업들의 절반 가량이 영국의 정치상황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댄커 사무총장은 “최근 몇 주 간의 영국 정치상황은 영국 국민, 기업, 시장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시켰다. 영국 가계와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현 상황은 반드시 마무리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트러스 총리와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이 9월 23일자로 “(영국)성장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댄커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영국 경제를 위한 터닝포인트”라며 지지 의사를 표했던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미니 예산’ 정책은 재빠르게 시장에 격변을 불러왔고, 결국 트러스 총리의 몰락을 초래했습니다. 이제 댄커 사무총장은 영국이 “중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재정정책, 그리고 영국 경제의 장기성장을 위한 계획이 가능한 한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LDN(BusinessLDN)의 CEO인 폴 드레슐러(Paul Drechsler)는 영국이 “완전한 정치적,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영국 정부는 “바위처럼 단단한” 내각과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현 시점을 EUR/GBP 통화쌍 환율의 교차점 상황으로 볼 수 있겠으며, 다음주에는 IFO 기업환경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를 통해 독일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목요일에는 유럽중앙은행 금리결정이 발표될 예정이며, 시장에서는 75bp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