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달러의 강한 상승추세로 인해 영국 파운드화는 최근들어 상당한 압력을 받았고, 이는 이번주 초에 GBP/USD 환율을 1.1선 아래로 떨어뜨린 뒤 심지어 1.0954선까지도 하락하게 만들었습니다. 영국 국채시장 위기의 여파가 지속 확산되고 있으며, 여기에 미국달러의 멈추지 않는 상승 모멘텀, 영국의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의 요인들이 어우러지며 파운드화는 큰 폭의 하락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인해 영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국채매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각 은행에 암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리스크 심리가 되돌아옴에 따라, 파운드화의 미래 전망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영국은행 구제금융 제도, 9월에 마무리 예정
영국이 근 50년을 통틀어 가장 광범위한 감세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 영국 연기금의 유동성 위기, 영국 장기국채 매각, 영국 국채금리 급등 이슈가 불거지며 영국은행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장기 국채를 매입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파운드화가 9월 말과 10월 초에 짧게나마 회복세를 보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국채시장을 휩쓸었던 격변 상황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채시장 위기가 격화됨에 따라 영국 국채시장은 10월 10일자로 강한 매도세를 겪었습니다. 이에 영국은행은 10월 10일자로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대책을 즉각적으로 내놓으며 영국은행의 투자범위에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를 비롯한 국채매입안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한편,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는 비록 국채 매입 계획이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위기상황이 국채시장을 추가로 붕괴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긴급 국채매입 정책은 예정대로 10월 14일에 종료될 것이라는 점을 컨펌해 주었습니다. 이같은 결정은 파운드화를 다시 하락하게 만들었습니다. 파운드화는 영국 경기침체, 국채시장의 또다른 매도세, 기록적인 고인플레이션을 비롯한 수많은 역효과를 겪게 될 전망입니다. 현재 환경상 영국은행의 구제금융 계획은 영국의 국채시장에 대한 시장의 비관론을 바꾸어놓지 못했습니다. 영국의 국채시장에는 영국정부의 재정계획과 경제전망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상황입니다. 현 상황에서 영국 경제 데이터가 지속 악화되면 어떻게 될지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국채시장 위기의 영향은 지속 확산될 수 있으며, 파운드화 전망 또한 그리 낙관적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지속적인 미국달러 상승, 파운드화의 방향성에 영향 미쳐
파운드화는 기본적으로 미국달러의 등락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미국 금리인상 예측세와 영국 국채시장의 리스크 상황에 힘입어 미국달러가 크게 상승했고, 이는 영국 경제 위기에 대한 공포를 촉발시켰습니다. 미국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와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덕분에 수혜를 봤지만, 반면에 영국 파운드화는 최근들어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달러의 추후 방향성은 여전히 미 연준 관료들의 11월 금리인상 규모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에 미 연준에서 발표한 9월 통화정책 회의록에 따르면, 미 연준 관료들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긴축의 속도를 조정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준 회의록 상에서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준 관료들이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비둘기파적 시그널을 보이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꺾는 것이 여전히 미 연준 금리회의의 주요 우선순위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 9월 CPI 데이터는 전년대비 8.2% 상승했고, 참고로 기존 예측치는 8.1%였습니다. 지난번 수치인 8.3%를 고려했을 때, 인플레이션은 아직도 굳건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예측은 그대로 유지되어 미국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다시 파운드화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편, 영국 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중단 이후 영국 정부가 영국 국채시장 활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시장 패닉현상이 지속되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파운드화는 한동한 저조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보다 심각한 시장 리스크들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는 파운드화의 변동성에 계속해서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